子曰 朝聞道 夕死 可矣

자왈 아침에 도를 깨달으면 저녁에 죽어도 괜찮을 것이다.

 

[本文解說]

, : ‘아침에’, ‘저녁에’. 시간을 표시하는 명사가 부사어로 쓰인 경우이다.

: 듣다, 들어 알되, 마음에 깨달은 바가 있다는 의미.

· 先秦시대 이전에는 깨닫는다는 뜻의 , 悟字가 없었기에 聞字깨닫다의 뜻으로 쓰였다.

: , 배움, 깨달음, ···, 先王之道(鄭玄),

:

夕死可矣 : 은 저녁에, 는 죽다, 는 괜찮다, 가하다, 는 어기사.

 

[기타사항]

存吾順事 歿吾寧也(張載 西銘). : 나는 살아서 순리를 따랐으니 죽어서 편안하다.

言將至死 不聞世之有道也(古注). : 장차 죽음에 이르러 세상에 가 있음을 듣지 못했다.

 

子曰 人之過也 各於其黨 觀過 斯知仁矣

자왈 사람의 허물은 각기 자기 자신의 취향에 따르는 것이니 허물을 보면 곧 인한 여부를 알게 된다.

 

[本文解說]

人之過也 : 人之過는 사람의 허물, 는 음절을 조정하는 어기사.

各於其黨 : 은 각각, 는 동사로 따르다, 의지하다, 사로잡히다, 는 인칭대사, 자기 자신, 은 향당, 현대사회의 인간관계.

: , 조건에 따른 결과를 나타내는 접속사

: ~하게 되다, 상황 변화의 어기조사.

 

[기타사항]

過 愆也 黨 猶偏也 智者作過恒以智 勇者作過恒以勇 是各於其黨也 仁之過亦然 觀過斯知仁矣(茶山).

는 허물이고 은 편중됨과 같다. 智者는 늘 지혜로써 허물을 짓고 勇者는 늘 용맹으로써 허물을 지으니 이는 각각 그 취향에 따라있는 것이다. 의 지나침 또한 그러하니 허물을 보면 곧 한 여부를 알게 된다.

 

子曰 惟仁者 能好人 能惡人

자왈 오직 인한 자만이 사람을 좋아할 수 있고 미워할 수 있다.

 

[本文解說]

() : 오직, 홀로.

能好能惡 : 은 조동사, 는 좋아하다, ()는 미워하다.

· 貴仁者所好惡得其中也(후한서 주석) : 을 귀하게 여기는 자는 좋아하고 싫어하는 바에서 을 얻는다.

 

 

第四十九章(德善章, 任德章)

 

聖人無常心 以百姓之心爲心

善者 吾善之 不善者 吾亦善之

德善矣

信者 吾信之 不信者 吾亦信之

德信矣

聖人之在天下 歙歙焉 爲天下渾其心

百姓皆注其耳目

聖人皆孩之

 

[ 풀이 ]

 

1.1 聖人無常心 以百姓之心爲心

성인은 고정된 마음이 없어 백성의 마음을 자기의 마음으로 삼는다.

 

無常心 : 는 없다, 은 숭상하다, 내 것으로 주장하다, 고정하다, 일정하다.

· 常無心으로 보고서 늘 무심으로 행한다.

 

1.2 善者 吾善之 不善者 吾亦善之

德善矣

善者를 나는 하게 여기며 不善者도 나는 또한 하다고 여기니,

덕의 씀이 선한 것이다

德善矣 : (得善矣)로 된 판본(부혁본)도 있다.

백서본에는 자가 없으며, 아래 글로 동일하다.

 

信者 吾信之 不信者 吾亦信之

德信矣

믿는 자를 나는 믿으며 믿지 못하는 자도 나는 또한 믿으니

덕이 믿음이 있게 된다.

 

信者 : 誠之者, 誠者.

德信矣 : (得信矣).

 

 

1.3 聖人之在天下 歙歙焉 爲天下渾其心

百姓皆注其耳目

聖人皆孩之

성인이 천하에 임함에 가엷게 여기는 마음으로 천하를 위하여 마음을 온후하게 하니

백성은 모두 성인의 마음을 눈과 귀로 넣고

성인은 백성들을 모두 어린아이로 여긴다.

 

() : 어린 아이.

() : 들이쉬다, 거두다, 움츠리다, 36장에 나온다.

歙歙(흡흡) : 위태하고 두렵다(惵惵), 가엷게 여기다, 두려워하다, 분주하다(怵怵).

· 세다, 맥을 짚는 듯 신중한 모습(揲揲), 급급하다, 화급히 하다, 정신을 쏟다(汲汲, 감산)

() : 흐리다, 혼일하게 하다. 음과 양이 순수하고 온후하며 선악과 시비가 평등한 것,

注其耳目 : 는 넣다, 其耳目은 자기의 이목, 는 주시하다, 其耳目은 성인의 임목.

孩之 : 는 갓난아이로 여기다, 기르다, 는 백성.

第四十八章(日損章, 忘知章)

 

爲學日益 爲道日損

損之又損 以至於無爲

無爲而無不爲矣

故取天下者 常以無事

及其有事 不足以取天下

 

[ 풀이 ]

 

1.1 爲學日益

爲道日損

배움을 하면 늘 더해지고

를 행하면 날마다 덜어내게 된다.

 

: 정치적 교화나 예악의 (하상공), 爲人之學.

 

1.2 損之又損 以至於無爲

無爲而無不爲矣

덜어내고 또 덜어내 無爲에 이르고

無爲하여 하지 않음이 없다.

 

1.3 故取天下者 常以無事

及其有事

不足以取天下

그러므로 천하를 취하려는 자는 늘 일없음으로써 행하고,

그 사사로운 마음으로 천하를 취하기에는 부족하다.

 

() : 治也(하상공), 포섭하여 교화하다()는 뜻으로 풀이(감산).

無事 : 無欲, 無心, 사사로움이 없는 마음으로 하다. 有事 : 有欲, 有心, 사사로운 마음으로 하다.

 

[기타사항]

초간본에는 제1.3문단이 없다.

窮而後工 : 곤궁해진 후에야 시가 공교로워진다(청대 시인 趙翼)

熊魚自笑貪心甚 旣要工詩又怕窮(趙翼) :

곰발바닥과 생선 둘 다 탐하는 이내 마음 스스로 비웃나니, 는 공교로워지기 원하면서 형편이 궁해질까 두려워하네.

사람이 살면서 성취를 이루려고 하면 첫째, 학문을 할 때는 분발할 수 있어야’, 둘째 수도할 때는 내려놓을 수 있어야한다.

세상은 천지가 그렇듯이 자기에게 맞추어져 이루어가지 않고, 감정 없이 그저 흘러갈 뿐이므로 자기라는 상을 내려놓아야 한다.

子曰 里仁 爲美 擇不處仁 焉得知

자왈 인한 곳에 거처함이 이름다우니, 한 곳을 선택하여 머무르지 않는다면 어찌 지혜로움을 얻었다고 하겠는가.

 

[本文解說]

: (마을에)거처하다(), 은 인후한 (, 마을).

· 달리 를 거처하다, 처신하다()로 해석하여 , 인을 기준으로 하여.

爲美 : 아름답다. 는 뒤에 오는 형용사와 함께 쓰여 ‘~하다’.

: 논어에서는 智字를 모두 로 표시.

擇不處仁 : 은 택하다, 不處은 처하지 않다, .

焉得知 : 은 어찌, ~할 수 있다는 조동사, 는 지혜.

 

[기타사항]

孟子 曰 自暴者 不可與有言也 自棄者 不可與有爲也 言非禮義 謂之自暴也 吾身不能居仁由義 謂之自棄也 仁 人之安宅也 義 人之正路也(孟子 離婁上 第10).

맹자왈 스스로 포기한 자와 좋은 말을 함께 할 수 없고, 자기를 버린 자와 좋은 일을 더불어 할 수 없다. 가 아닌 것을 말함을 자기를 포기한 자自暴라 한다. 내 몸이 에 거처하거나 를 행할 수 없음을 자기를 버린 자自棄라 한다. 은 사람이 쉬는 편안한 집이고 는 사람이 가야 하는 올바른 길이다.

: + 사람 간의 관계, 또는 사람의 체(마음)와 상(나타난 작용) (남회근).

택리지(이중환)의 이름이 주자 논어집주의 擇里와 관련성이 있을 듯하다.

 

옥천 향수 100리 길을 타다

 

비들목

모처럼 페달을 밟기에 날씨가 좋았다. ‘향수의 탄생지가 있는 옥천읍 정지용 생가를 끼고 좌측으로 돌아 대청호를 끼면서 상류로 올라가 금강소수력발전소댐을 건너 처음 출발한 곳으로 되돌아오는 옥천향수100리길 라이딩이다.

 

‘4인의 자타세들은 옥천군 운동장에서 출발하여 옥천읍을 천천히 둘러보며 보은으로 가는 옛길을 따라갔다. 이내 멀리서 대청호를 안고 페달을 밟아나갔다. 한 시간쯤 갔을까 생각하는데 어제부터 계속된 두통이 가라앉지 않고 몸이 가라앉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때마침 휴식하는 시간을 가졌다. 잠깐의 쉼으로 한결 기분이 좋아졌다. 한편으로는 오늘 완주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일어났지만 갈 수 있는 만큼 가겠다는 의지를 속으로 새겨넣었다. 도로 구간을 벗어나 대청호를 끼고 진입하니 사면에 데크로 길을 만들어 놓아 편안했다. 더 깊숙이 저수지 안으로 들어가니 비포장도로 구간이 군데군데 있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듯 한적한 길인데도 가는 길 곳곳에 낚시터가 있었다, 상수원 보호구역일 텐데 비닐봉지에 든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널려있어 눈살이 절로 찌푸려졌다. 옛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몸가짐을 삼간다고 했는데, 그냥 함부로 버리는 쓰레기의 양만큼이나 치워야 할 마음의 쓰레기도 많은 세상인 것 같다.

 

향수길 가는 길은 표지판이 잘 설치되어 있었지만, 갈림길에서 헷갈리는 일도 있었다. 이런 길의 표지판을 설치할 때에는 실무자들이 자전거를 타거나 걸으면서 이용자의 눈으로 표지판을 붙이면 더 좋을 것 같았다. 대청호에 한반도 모습을 그려놓은 곳이 소재하는 안남면을 지나, 금강이 잘 보이는 길로 접어드니 이쁜 집들이 듬성듬성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간혹 판다고 내놓은 집도 눈에 띄었다. 처음 이곳에 집을 지어 들어올 때의 마음과 떠나려고 하는 마음의 사이에는 어떤 곡절이 놓여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하지만 인생은 흘러가는 구름과도 같기에, 집이라도 인연만큼 머무르다 가는 것이려니 생각하고 페달을 밟아나갔다.

 

100리길 중간 정도에 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가 나타났다. 휴게소 건너편 주막에서 막걸리 한 잔으로 가쁜 목을 추여 보았다. 금강소수력발전소댐에 난 길로 처음으로 금강을 건너갔다. 아직은 물에 들어가면 추울 텐데 벌써 수상스포츠를 즐기려는 젊은이들이 있다. 금강을 뒤로 밀어두고 지방도로를 따라 달려나갔다. 옥천읍을 앞두고 나지막한 고갯길이 꽤 길게 펼쳐져 있었다. 마지막 힘까지 모아서 페달을 저어가니 거의 입에서 짠 물이 올라올 무렵 언덕길에 올랐다. 시원하게 바람을 맞으며 내려가는 길에 육영수 생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대궐 같은 집은 코로나 사태로 굳게 닫혀 있었다. 그리 멀지 않은 시절에는 참 많은 사람으로 북적거렸는데 왠지 창살 없는 감옥처럼 쓸쓸함과 고독함이 묻어나는 듯했다.

 

아침 930분부터 라이딩을 했으니 허기가 배를 비집고 올라왔다. 정지용 생가 인근에 도토리묵을 직접 만들어 파는 맛집이 있다는 대장의 말에 이끌렸다. 걸려있는 메뉴판에는 최고로 맛있는 묵집이라고 자신 있게 홍보하고 있다. 묵수제비와 묵부침에 막걸리가 더해졌다. 앙증맞고 두툼한 사발에 담긴 막걸리는 목 넘김이 부드럽고 묵수제비도 다른 데서 먹어보지 못한 맛이었다.

 

불룩 튀어나온 배를 친구삼아 정지용 생가에 들렸다. 소담한 초가집인 그곳에서 문학소녀의 꿈을 아직도 꾸고 있을지 모를 중년의 여인들이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우리는 바로 옆 커피숍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라이딩의 피로를 씻어 보내면서 무상한 세월의 흔적을 비워나갔다.

 

오늘의 라이딩 거리는 약 55km, 시간은 어느덧 오후 3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옥천향수 백리길은 도시에 흐르는 하전을 따라 잘 꾸며진 자전거길과는 달리 향수를 품고 있었다. 공기가 상큼했고 대청호를 끼고 금강을 보듬으면서 야생의 푸르름으로 무뎌진 동심을 불러 깨웠다. 우리는 가을에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저 말 없는 허공에 던지고 잿빛 하늘의 도시로 스며들 듯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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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四十七章(天道章, 鑒遠章)

 

不出戶 知天下

不窺牖 見天道

其出彌遠 其知彌少

是以聖人 不行而知 不見而名 不爲而成

 

 

[ 풀이 ]

 

1.1 不出戶 知天下

不窺牖 見天道

문을 나가지 않아도 천하의 일을 알며

창문으로 엿보지 않아도 天道를 본다.

 

() : 엿보다, 보다. () : , 바라지.

不出戶庭 无咎 象曰 不出戶庭 知通塞也(周易節卦 初九).

문과 뜰을 나가지 않아도 허물이 없다. 象曰 문과 정원을 나서지 않아도 통하고 막힌 것을 알기 때문이다.

 

1.2 其出彌遠 其知彌少

나아감이 점점 멀어지게 되면 지혜는 점점 적어진다.

 

() : 점점. () : 나가다, 쓰다, 지출하다.

() : 지견, 지식, 지혜, 明知.

 

1.3 是以聖人 不行而知 不見而名 不爲而成

이 때문에 성인은 가지 않아도 알고, 드러내지 않아도 이름이 나고, 행하지 않아도 이룬다.

 

不見而名 : ()은 드러내다, 은 동사로 ,이름이 나다, 명성이 나다.

· : 으로 되어 있고 옛날에는 이 통용되었고, 노자에서는 으로 되어 있으므로 으로 고쳐야 된다고 하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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